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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어떻게 제로 웨이스트 도시가 되었나 — 밴쿠버 사례 분석

밴쿠버의 제로 웨이스트 정책과 플라스틱 규제 로드맵을 분석하고, 한국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과 친환경 생활 루틴을 소개합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개인·지역·제도 변화 모델을 함께 제안합니다.

Meta Desk
Meta Desk Dec 4, 2025
캐나다는 어떻게 제로 웨이스트 도시가 되었나 — 밴쿠버 사례 분석
 

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밴쿠버의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전 세계가 플라스틱 쓰레기와 환경 오염으로 고통받는 가운데, 한 도시가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바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밴쿠버입니다. 이 도시는 2040년까지 매립이나 소각되는 폐기물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선언했고, 실제로 그 여정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1. 밴쿠버가 제로 웨이스트 도시로 불리는 이유

Zero Waste 2040 —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의 선언

Zero Waste 2040 전략을 논의하는 밴쿠버 시 관계자들

 

2018년, 밴쿠버 시는 Zero Waste 2040이라는 전략 계획을 공식 채택했습니다. 이 계획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2040년까지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보내지는 폐기물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목표를 비현실적이라 평가했지만, 밴쿠버 시는 이를 단순한 숫자 목표가 아닌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접근했습니다.

 

Zero Waste 2040은 지속 가능한 자원 사용, 건강한 경제, 저렴한 생활비, 활기찬 커뮤니티, 그리고 평등한 기회를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도시 전체가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플라스틱 감축 정책 로드맵의 단계적 실행

단계별로 진행된 밴쿠버의 플라스틱 감축 정책

 

밴쿠버의 플라스틱 감축 정책은 매우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시작된 단일 사용 품목 감축 전략(Single-Use Item Reduction Strategy)은 여러 단계로 나뉘어 실행되었습니다:

 
  • 2020년: 플라스틱 및 퇴비화 가능 플라스틱 빨대 금지, 스티로폼 컵과 테이크아웃 용기 금지, 일회용 수저 규제
  • 2022년: 플라스틱 쇼핑백 금지, 종이 및 재사용 쇼핑백 규제
  • 2024년 4월 9일: 스티로폼 용기,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수저, 플라스틱 쇼핑백에 대한 연방 및 주정부 규제 시행
  • 2024년 7월 15일: 퇴비화 가능 플라스틱 쇼핑백 및 테이크아웃 용기까지 금지 확대
 

흥미로운 점은 밴쿠버 시가 선도적으로 지역 조례를 만들고, 이것이 효과적임을 입증한 후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이를 확대 적용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1인당 폐기물 배출량 감소 — 수치로 증명된 성과

밴쿠버의 노력은 실제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밴쿠버는 약 305,000톤의 폐기물을 매립 또는 소각했는데, 이는 2008년 기준치 대비 36% 감소한 수치입니다. 특히 2020년에 이 감소율을 달성한 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메트로 밴쿠버 지역 전체로 보면 더욱 인상적입니다. 2022년 기준, 1인당 폐기물 배출량은 0.44톤으로, 이는 북미에서 가장 낮은 수준 중 하나입니다. 더 나아가 메트로 밴쿠버는 65%의 재활용률을 달성했는데, 이는 미국의 5-6%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2. 실제로 시행한 정책 및 제도

BYOC(용기 가져오기) 정책과 법적 허용 사항

밴쿠버 카페에서 개인 텀블러에 커피를 받는 고객

 

BYOC 정책은 밴쿠버 제로 웨이스트 전략의 핵심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이 정책은 식당, 카페, 심지어 식료품점에서도 고객이 자신의 용기를 가져와 음식이나 제품을 담아갈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법적으로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밴쿠버 시는 보건 당국과 협력하여 안전 가이드라인을 수립했습니다. 식당들은 고객의 용기를 받을 때 직접 접촉하지 않고, 용기의 무게를 먼저 측정(tare weight)한 후 음식을 담는 방식으로 위생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리필 스테이션 확대 — 포장재 없는 쇼핑의 일상화

 

개인 용기에 식재료를 리필하는 제로 웨이스트 매장

 

밴쿠버에는 BYOC Co.와 같은 리필 전문 매장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매장에서는 고객이 집에서 가져온 용기에 식품, 세제, 샴푸, 조미료 등을 필요한 만큼만 리필할 수 있습니다. 단일 포장재를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포장 폐기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리필 스테이션은 대형 슈퍼마켓에도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샴푸, 주방 세제, 곡물, 견과류 등 다양한 제품을 리필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이는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빠르게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재활용·자원순환 센터 운영

 

밴쿠버 Zero Waste Centre의 체계적인 분리수거 시스템

 

밴쿠버는 두 곳의 Zero Waste Centr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984년에 개설된 Landfill Zero Waste Centre와 2018년에 문을 연 Vancouver Zero Waste Centre(Yukon Street)입니다. 이 센터들은 단순한 재활용 수거소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다양한 폐기물 감축 옵션을 제공하는 종합 자원순환 허브입니다.

이곳에서는 전자제품, 페인트, 가정용 유해 폐기물, 의류, 가구, 심지어 내구성 플라스틱 제품까지 무료로 수거하여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합니다. 2023년부터는 실내장식 가구와 비포장 내구성 플라스틱 제품 수거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2023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110톤의 가구와 20톤의 플라스틱 제품을 매립지에서 구해냈습니다.

정책이 시민 일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러한 정책들은 밴쿠버 시민들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카페에 가면 자신의 텀블러를 내미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고, 장을 볼 때 재사용 가방과 용기를 챙기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불편하다는 불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새로운 '표준'이 되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SNS를 통해 자신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공유하면서 또 다른 동기 부여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3. 시민 행동 변화

텀블러/재사용 용기 사용률 증가

밴쿠버의 카페와 식당들은 이제 대부분 고객이 자신의 텀블러나 용기를 가져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일부 카페는 BYOC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이는 더 많은 시민들이 재사용 용기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경제적 인센티브로 작동합니다.

2022년에 실행된 Return-It 컵 파일럿 프로그램은 재사용 컵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고객들이 커피숍에서 재사용 컵을 빌려 사용한 후, 도심 곳곳에 설치된 반납 장소에 반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 6월에 종료되었지만, 얻은 인사이트는 향후 더 큰 규모의 재사용 시스템 구축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리필샵 이용 증가와 가정 내 분리배출 정확도 상승

리필샵의 증가는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2018년 이후 밴쿠버와 주변 지역에는 수십 개의 리필 전문 매장과 벌크 식품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리필샵을 찾는 고객층이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밴쿠버의 단독주택 거주자들의 그린빈(음식물 쓰레기) 프로그램 참여율과 분리배출 정확도는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오염률(잘못 분리된 비율)은 **1-4%**에 불과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정책이 시민 실천을 유도한 과정

시민들이 함께 물건을 수리하는 커뮤니티 수리 카페

 

밴쿠버의 성공 비결은 강제와 교육, 인센티브의 균형에 있습니다. 단순히 규제만 강화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왜 이러한 변화가 필요한지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과 인프라를 제공했습니다.

무료 스왑 이벤트(Free Swap)와 수리 카페(Repair Cafe)는 2018년 이후 23회 개최되어 1,360명이 참여했고, 3,000명 이상이 물품 교환과 재사용 활동에 동참했습니다. 이러한 커뮤니티 기반 프로그램은 시민들에게 제로 웨이스트가 '의무'가 아닌 '즐거운 참여'로 느껴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밴쿠버 시는 재활용 드롭오프 이벤트를 46회 개최하여 15,820명의 시민이 참여하도록 했고, 260톤 이상의 재활용 가능 물품을 수거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제로 웨이스트 실천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입니다.

 

4. 제로 웨이스트, 당신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밴쿠버의 사례는 한 도시가 강력한 의지와 체계적인 전략, 그리고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어떻게 제로 웨이스트 도시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라는 점입니다.

정책의 강도, 기업의 책임, 시민 교육, 그리고 무엇보다 실천 가능한 인프라가 결합될 때, 제로 웨이스트는 단순한 이상이 아닌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됩니다. 밴쿠버는 2040년까지 완전한 제로 웨이스트 커뮤니티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여전히 나아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들은 전 세계 도시들에게 실질적인 청사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가까운 미래에 밴쿠버처럼 적극적으로 제로 웨이스트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이 글을 읽고 나서 나의 생활은 얼마나 제로 웨이스트에 가까운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체크리스트로 바로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할 수 있는 것 하나씩, 함께 시작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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