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탄산소다로 청소했다가 한 달을 기침했습니다
과탄산소다를 뜨거운 물에 사용하면 과산화수소 증기가 발생해 기침·천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락스는 산성과 만나면 위험한 염소기체를 내뿜습니다. 실제 사례와 함께 안전한 사용법과 환기의 중요성을 꼭 알아두세요.
그리고 그때 알게 된 '과산화수소'와 '염소기체'의 진짜 위험성
살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 몸에 익어버린 습관이 있습니다. 락스가 떨어지면 습관처럼 하나 사두고, 엄마가 예전에 빨래 삶을 때 락스를 넣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그래도 이게 제일 잘되겠지?" 하고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그런 습관들이요.
저 역시 그랬어요. 락스가 불편하긴 한데, 대안이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과탄산소다를 추천하더라고요. "친환경"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저도 아무 걱정 없이 따라 했죠.
그러다가 어느 날 SNS에서 끓는 물에 과탄산소다를 넣어서 누렇게 탄 냄비를 새것처럼 만드는 영상을 봤어요. 저도 그대로 따라 했다가 그날 이후로 저는 무려 한 달 동안 기침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천식도 없고, 기관지가 예민하지도 않은 제가 왜 이런 이상한 증상이 생겼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죠. 그래서 결국 화학 관련 서적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비로소 제가 얼마나 위험한 행동을 했는지 깨달았어요.
과탄산소다는 '친환경'이지만, 뜨거운 물에서는 위험해집니다
과탄산소다(화학식: 2Na₂CO₃·3H₂O₂)는 물에 녹으면 과산화수소(H₂O₂)를 만들어냅니다. 이 과산화수소의 활성 산소가 때를 분해하고 표백을 하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과산화수소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분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집니다.
히로시마대학교 화학연구팀의 2015년 열분해 연구에 따르면, 과탄산소다는 65~90℃ 범위에서 활성화 에너지가 약 100~119 kJ/mol로 측정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온도가 높아질수록 과산화수소 분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는 거예요.
따뜻한 물(40~50℃)에서는 안정적으로 활성산소를 내어 세척력이 좋아지지만, 끓는 물(100℃)에서는 과산화수소가 폭발적으로 분해되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고농도의 미스트(증기)로 확 올라옵니다.
과산화수소 증기, 생각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2012년 스웨덴 산업보건연구소가 건강한 자원자 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 있습니다. 이들을 2.2ppm 농도의 과산화수소 증기에 2시간 노출시켰더니, 비강 자극(p=0.06), 목 자극(p=0.06), 그리고 비강 기도 저항의 유의미한 증가(p=0.04)가 관찰되었어요.
더 심각한 사례도 있습니다. 2023년 미국 의학저널 Cureus에 보고된 케이스를 보면, 한 66세 남성이 코로나 예방을 위해 수면무호흡증 치료기의 가습기에 과산화수소를 1:2~1:3 비율로 섞어 일주일간 사용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어요.
흉부 X-ray에서 양측 폐에 다발성 경화와 간질성 표지, 폐포 부종이 확인되었고, CT 스캔에서는 양측 폐에 흐릿한 경화와 양측 흉막 삼출이 나타났습니다. 환자는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져 분당 50리터, 80% FiO₂의 고유량 비강 캐뉼라가 필요할 정도였죠. 다행히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 후 회복되었지만, 과산화수소 흡입이 급성 화학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의학적으로 확인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그날 들이마신 건 '깨끗한 수증기'가 아니라 강한 산화력을 가진 과산화수소의 미세한 화학증기였던 거예요. 저의 한 달간의 기침은 우연이 아니라, 그 증기의 영향이었던 거죠.
천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훨씬 더 위험합니다
친한 언니가 비염과 천식환자인데, 과탄산소다를 쟁여놓고 애용하는 분입니다. 한 달에 한 번은 펄펄 삶아서 빨래하면 너무 깨끗하고 좋을 수가 없다고 하는데, 본인은 천식이 있어 기침을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계셨어요. 제가 그렇게 빨래를 삶으면, 언니 천식이 더 악화되니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지요. 자료를 조사해보니 천식·비염·기침이 잦은 사람은 과탄산소다를 끓이거나 뜨거운 수증기 형태로 사용하는 행위는 절대로 피해야한다고 합니다. 이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니 혹시 그런 분들 주변에 있으면 말리세요.
천식은 기도 점막이 예민한 상태인데, 과산화수소 증기는 이 점막을 직접적으로 자극해 증상을 갑자기 악화시킨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9년 수의학 저널에 보고된 사례를 보면, 고양이가 단 4mL의 3% 과산화수소를 섭취한 후 심각한 호흡곤란을 일으켰고, 흉부 방사선에서 간질성-폐포성 폐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락스도 다른 종류의 위험을 가지고 있어요
과탄산소다에서 나오는 건 '과산화수소 증기'라면, 락스에서는 환경에 따라 염소기체(Cl₂)가 발생합니다.
이 염소기체는 정말 무섭습니다. 2022년 중국 군병원 독극물치료센터에 보고된 연구를 보면,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욕실 청소 중 락스(차아염소산나트륨)와 산성 세제(염산)를 섞어 사용한 7명의 환자가 급성 염소 중독으로 입원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심각한 증상을 보였는데, CT 스캔에서 양측 폐 삼출이 확인되었고, 혈액가스 분석 결과 제1형 호흡부전으로 진단되었어요. 이건 단순한 눈 따가움 수준이 아닙니다.
2019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버팔로 와일드 윙스 식당에서는 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매니저가 주방 바닥 청소 중 Scale Kleen(산성 세제)과 Super 8(표백제)을 모르고 섞어 사용했는데, 혼합물이 즉시 녹색으로 변하며 거품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는 이 액체를 밖으로 쓸어내려다 독성 가스를 흡입했고, 병원으로 이송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습니다. 10명의 다른 직원과 손님들도 독성 가스에 노출되어 치료를 받아야 했죠.
2009년 미국 독극물관리센터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염소 가스 노출 사고는 연간 5,945건이었고, 그중 21%(1,266건)가 산성 세제와 표백제를 섞어 발생했습니다.
락스와 과탄산소다의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환기 없는 청소는 모두 위험합니다
과산화수소든 염소기체든 기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예요. 보이지 않아 방심하고, 방심한 순간 우리 호흡기로 들어옵니다.
2012년 스웨덴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보면, 0.5ppm의 과산화수소는 자극이 없었지만, 2.2ppm에서는 비강 자극과 기도 저항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고온의 과탄산소다 용액에서 얼마나 많은 농도의 과산화수소가 발생하는지 알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해야할 건, 반드시 "창문과 문을 열고 환풍기를 돌려 환기를 시켜야 합니다."
청소가 끝나고도 최소 20~30분은 환기하는 것을 습관처럼 지켜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안전한 사용법을 정리해드리자면
🚨
앞으로 과탄산소다는:
- 40~50℃의 따뜻한 물에서 사용하고
- 꼭 마스크와 고무장갑 착용하시고
- 욕실 청소는 구연산 → 과탄산소다 순으로 순서대로 사용하세요(❌절대 섞지 마세요)
- 그리고 모든 청소 과정에서는 '환기'를 기본으로 한다면
락스 없이도 충분히 깨끗하고 안전한 살림이 가능합니다.
제 경험이 여러분의 건강을 지키는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